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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을 이해하려면 혈당이 무엇이고 인슐린이 어떤 일을 하는지부터 살펴보면 좋습니다. 두 가지의 관계를 알면 혈당이 높아지는 이유와 당뇨병의 기본 뜻이 조금 더 분명해집니다.

혈당은 혈액 속 포도당의 양

혈당은 혈액 속에 있는 포도당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혈당이 높거나 낮다고 할 때는 혈액 속 포도당의 양을 말합니다. 포도당은 우리 몸이 쓰는 주요 에너지원입니다. 따라서 포도당 자체를 몸에 필요 없는 것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당뇨병을 이해할 때 중요한 점은 포도당의 존재보다 몸이 포도당을 어떻게 이용하고 혈당을 조절하는가입니다.

혈액 속에 포도당이 있는 것과 세포가 포도당을 에너지로 쓰는 것은 구분해서 볼 수 있습니다. 포도당이 에너지로 쓰이려면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을 돕는 것이 인슐린입니다. 혈당이라는 말이 포도당의 양에 초점을 둔다면, 인슐린이라는 말은 그 포도당의 이용을 돕는 역할에 초점을 둡니다. 두 말을 함께 알아두면 설명을 따라가기 쉽습니다.

당뇨병은 혈당이 높아지는 만성질환입니다. 만성질환은 오래 이어지는 질환이라는 뜻입니다. 인슐린이 충분하지 않거나 제대로 작용하지 않으면 포도당을 이용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고 혈당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당뇨병은 단순히 혈액 속에 당이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인슐린과 혈당 조절의 관계를 함께 살펴야 하는 질환입니다.

처음에는 혈당, 포도당, 인슐린이라는 말이 모두 비슷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포도당은 에너지원이고, 혈당은 혈액 속 포도당을 뜻하며, 인슐린은 포도당의 이용을 돕습니다. 이처럼 각 말의 뜻을 나누어 이해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인슐린이 혈당을 조절하는 방식

인슐린은 췌장에서 만드는 호르몬입니다. 호르몬은 몸의 기능을 조절하는 물질입니다. 인슐린은 혈액 속 포도당이 세포로 들어가 에너지로 쓰이도록 돕습니다. 이 역할을 통해 혈당 조절에 관여합니다. 혈당을 이해하려면 인슐린이 얼마나 만들어지는지와 만들어진 인슐린에 세포가 제대로 반응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제가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을 때는 생각보다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검사에서 혈당이 높다고 했지만, 몸으로 느끼는 증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당뇨병이라는 말을 듣고도 제 건강에 어떤 변화가 생긴 건지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그 의미를 이해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약물치료를 시작하면서 손끝에서 피를 내 혈당을 재기 시작했습니다. 측정기에 숫자가 뜨면 확인했지만, 정작 그 숫자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는 막막했습니다. 혈당을 재는 방법을 아는 것과 제 상태를 이해하는 것은 달랐습니다. 측정을 마치고도 궁금한 점이 풀리지 않는 날이 있었습니다. 숫자는 눈앞에 있는데, 그것이 제 몸에 대해 무엇을 말해 주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의사선생님에게 혈당을 연속해서 확인하는 기기를 사용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한 번 측정한 숫자만 보는 데서 벗어나 혈당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이후 약물이 바뀌고 기기도 사용하게 됐습니다. 제게는 치료와 측정 방식 모두에 변화가 생긴 시기였습니다.

그 과정을 거치며 이전보다 혈당을 관리하기가 나아졌다고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혈당을 확인하는 일이 조금씩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처음에는 숫자를 재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그 숫자를 이해하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됐습니다. 제 건강을 관리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가장 막막했던 건 진단명 자체보다 무엇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몰랐다는 점입니다. 몸에 별다른 느낌이 없다는 이유로 진단을 가볍게 받아들였던 처음과 달리, 지금은 제 상태를 알아가는 과정도 관리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2형 당뇨병은 증상이 약해 오랫동안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몸으로 느끼는 상태와 혈당에 관한 정보를 같은 것으로 여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혈당과 인슐린의 역할을 배우는 일은 이런 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당뇨병에서 혈당이 높아지는 이유

당뇨병에서는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제대로 작용하지 않아 혈당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모든 유형에서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제1형과 제2형을 구분할 때는 인슐린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는 과정의 차이를 살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두 유형 모두 혈당이 높아지지만 그 배경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제1형 당뇨병은 면역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세포를 파괴하는 유형입니다. 면역계는 몸을 보호하는 체계인데, 이 경우에는 인슐린을 만드는 세포가 공격을 받습니다. 그 결과 인슐린이 거의 만들어지지 않거나 전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포도당이 세포로 들어가 에너지로 쓰이도록 돕는 인슐린 자체가 크게 부족해지는 것입니다.

제2형 당뇨병은 세포가 인슐린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유형입니다. 인슐린이 만들어져도 세포가 그 작용에 충분히 반응하지 못하며, 인슐린 생산도 부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2형을 인슐린의 양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이해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세포의 반응과 인슐린의 생산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인슐린 주사를 사용하는지만 보고 제1형과 제2형을 나누어서도 안 됩니다. 제2형에서도 인슐린 치료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사 사용 여부는 두 유형을 가르는 기준이 아닙니다. 

포도당은 몸의 에너지원이고 인슐린은 그 이용을 돕습니다.

당뇨병은 이 관계에 문제가 생겨 혈당이 높아지는 질환이라는 점부터 이해하면 좋습니다.